버스 2

위기 상황을 상상해보는 연습 (가상의 글쓰기 발표 수업)

위기 상황을 상상해보는 연습 (가상의 글쓰기 발표 수업) “다음 사람 나와서 발표해보자.” “네.” 교탁 앞에 서자 친구들이 작은 박수를 쳐주었다. 규태는 멋쩍은 듯 선생님과 잠깐 눈을 마주치고 프린트해 온 종이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심호흡을 한다. “저는 선생님께서 내주신 과제를 듣자마자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버스기사이십니다.” 규태가 아버지의 직업을 말하자 친구들의 분주한 눈들은 일제히 한 곳을 향했다. 규태는 머리를 한 번 저으며 발표를 이어갔다. “원래 이번 발표 과제는 어떤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서 가상의 시나리오를 작성해오는 것이었는데, 저는 너무 궁금해서 아버지께 실제로 버스에서 어떤 비상 상황을 겪으셨는지 여쭤봤습니다.” “반칙인데~.” 교실 구석에서 농담 섞인 말..

나도 모르게 살아온 '트렌디 라이프'

사람은 대부분 어린 시절에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시기가 있다. 나 역시도 내가 그런 줄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 돌이켜보니 내가 얼마나 평범하고 내세울 것 없는가 하고 깨닫는 순간이 왔다. 그게 아마 스무 살 즈음이었던 것 같다. 자존감이 낮은 20대 중반을 보내고, 방송일을 하다가 늦게 간 학교에서 교수님들과 대화를 하며 내 삶을 돌아보고 자존감을 많이 회복하는 시기를 보냈다. 자존감을 회복하는 키워드는 내게 있어서 나 자신의 선택을 믿고 추진하는 것이었다. 우유부단하다는 말을 많이 듣던 나였는데, 그것은 나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과 믿음, 행동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주저하는 삶을 살아온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내가 하는 일에 자신감이 붙고, 평범한 삶 속에서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가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