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7

그 토끼들이 살던 세상

“뭐야? 선물이라도 사 온 거야? 웬 쇼핑백 사이즈가 크다?” “선물? 생각 못한 걸 받은 건 맞는데...” “이리 줘 봐…. 이 지저분한 담요는 뭐냐? 토끼? 두 마리나? 너 다시 토끼 키우기로 한 거야? 근데 얘들은 이미 다 큰 거 같네?” “아니야.” “아니라고? 얘들 다 큰 게 아니야?” “그게 아니라…. 내가 다시 키우는 게 아니라고. 전에 키우던 애들. 네가 봤던 토끼들이라고.” “뭐? 엄청 오래되지 않았어? 그러고 보니까 그동안 토끼 얘기가 전혀 없었네? 처음에 블로그에 사진도 올리고 그랬잖아? “그래. 나는 왜 처음에는 엄청 호들갑 떨다가 일을 망치는 걸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얘들은 누가 돌봐주고 있었는데?” “나 진짜 벌 받아야 돼. 그냥 우리 집 베란다에서 알아서 크고 있었..

위기 상황을 상상해보는 연습 (가상의 글쓰기 발표 수업)

위기 상황을 상상해보는 연습 (가상의 글쓰기 발표 수업) “다음 사람 나와서 발표해보자.” “네.” 교탁 앞에 서자 친구들이 작은 박수를 쳐주었다. 규태는 멋쩍은 듯 선생님과 잠깐 눈을 마주치고 프린트해 온 종이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심호흡을 한다. “저는 선생님께서 내주신 과제를 듣자마자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버스기사이십니다.” 규태가 아버지의 직업을 말하자 친구들의 분주한 눈들은 일제히 한 곳을 향했다. 규태는 머리를 한 번 저으며 발표를 이어갔다. “원래 이번 발표 과제는 어떤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서 가상의 시나리오를 작성해오는 것이었는데, 저는 너무 궁금해서 아버지께 실제로 버스에서 어떤 비상 상황을 겪으셨는지 여쭤봤습니다.” “반칙인데~.” 교실 구석에서 농담 섞인 말..

사마리아인

“굿모닝!” “그래. 상쾌한 아침... 이었으면 좋겠네.” “뭐야, 퀭한 눈은? 어제 밤샜냐? 게임?” “네가 재밌다 해서 ‘배드 사마리안(Bad Samaritan)’ 엔딩 보려고 달렸지. 근데 밤 안 새웠거든?” “그거 분기별로 선택하는 게 은근 압박이던데, 행동에 따라 스토리 진행이 엄청나게 달라지니까. 그래서 엔딩은 봤어?” “어... 그럴 뻔했는데, 이제 몸이 게임을 거부하기 시작했나 봐.” “무슨 소리야?” “뭔가 3D 화면이 울렁거리더니, 갑자기 엄청 메스껍더라고.” “뭐야. 멀미했냐?” “나는 그런 거 없는 줄 알았는데, 아무튼 머리가 엄청 아프더라고. 그래서 게임 끄고 바람 좀 쐴까 하고 집 앞 공원에 갔지.” “방구석 폐인의 모험 1장이 시작된 건가? 하하” “아무튼 공원에서 좀 웃긴 일..

그 자리에 남아있는 음악

“여기에 성함하고 연락처 적어주시면 돼요.” “네. 번호 적고... 이름을...” “기다 씨?” “네?” “와. 이름 멋지네요. 이기다 씨” “네. 좀 그렇죠?” “죄송해요. 처음 보는 이름이라. 왠지 좋은 기운이 느껴지는데요?” “등록비는 카드로 결제할게요.” “네. 그런데 어쩌다 장구 배울 생각을 하게 되셨어요? 요즘은 수강생도 별로 없어서 말이죠.” “그게... 저는 뭔가 즉흥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개인기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없어서 고민이었거든요. 회사 회식이나 뭐 그럴 때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예전부터 악기 하나는 꼭 다뤄보고 싶었는데 건반이나 복잡한 악기는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아-” “그리고 예전에 라디오를 많이 듣던 때가 있었는데, 우연히 틀게 된 국악 방송을 한참 들었..

인간이 될 수 없는 강아지

“왓! 깜짝이야.” “왜 그래?” “아니, 당연히 유모차 안에 아기가 있을 줄 알았는데 웬 강아지가 들어가 있네?” “뭐라고? 요즘 아기처럼 키우는 강아지들이 얼마나 많은데 새삼?” “그랬나? 나 이런 거 처음 봐... 근데 진짜 귀엽다. 사람 아기 같아. 똘망똘망하게 웃잖아.” “이러다가 정말 강아지들이 사람처럼 말 할 것 같지 않냐?” “뭐, 진짜 그렇진 않겠지만 강아지 업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아주 허무맹랑한 생각은 아니려나.” “당연히 농담이지. 어떻게 강아지가 사람이 되겠냐.” “그렇지?” “아기랑 강아지가 똑같은 환경에 태어나서 둘 다 인간의 손에서 길러진다고 생각해봐.” “갑자기 또 진지해지네;” “둘 다 분유 먹고, 이유식 먹고 무럭무럭 자랐어. 그렇다면 둘 다 같은 지능을 가진 ..

체스 두는 두 남자 - 드로잉 연습

타블렛 사고 연습중... 구글에서 사람들 이미지를 찾아 보고 그려본다. 요즘은 트레이싱도 문제가 된다고 해서 저작권 문제 없는 이미지를 찾아 보고 그린다. 타블렛이 입문용으론 좋은데 약간 작은것 같기도 하고 생각한 지점보다 약간 어긋나게 선택되고 그래서 한창 적응중이다. 체스두는 왼쪽 아저씨의 얼굴에는 원래 마스크가 써있는데 그리고 보니 안경도 아닌것이 이상하게 되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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