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2

의미 없는 것들로 부터 위로 받는 시대

“오랜만이다.” “그래. 뭐 얼굴을 보니 별 일 없었던 모양이군.” “음... 이런 저런 일이 있었지만, 결국엔 널 마지막으로 봤을 때랑 별 차이가 없다는 얘긴가...” “뭘 또 그렇게 까지 얘기 하냐? 그냥 하는 소린데” “응. 알지. 근데 요즘에 좀 뭔가 꽉 막힌 느낌 같은 게 들어서 말이야.” “꽉 막힌 느낌?” “왜 한창 여론에서 소확행이다. 먹방이다 뭐 이런저런 것들이 유행하고 있잖아? 서점에 가면 힐링이다 위로다 하는 에세이가 인기 많고” “이제 세상 돌아가는 게 좀 보이는 모양이지?” “그게 실은 나한테도 작은 위로를 주는 일들이었거든. 근데 뭔가 한동안 그런 시간을 보내고 나니까 그것들도 결국 다 의미 없다는 생각이 확 드는거야. 좀 소름 돋게 말야.” “왜? 너 자신에게 어떤 만족감이나 ..

나도 모르게 살아온 '트렌디 라이프'

사람은 대부분 어린 시절에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시기가 있다. 나 역시도 내가 그런 줄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 돌이켜보니 내가 얼마나 평범하고 내세울 것 없는가 하고 깨닫는 순간이 왔다. 그게 아마 스무 살 즈음이었던 것 같다. 자존감이 낮은 20대 중반을 보내고, 방송일을 하다가 늦게 간 학교에서 교수님들과 대화를 하며 내 삶을 돌아보고 자존감을 많이 회복하는 시기를 보냈다. 자존감을 회복하는 키워드는 내게 있어서 나 자신의 선택을 믿고 추진하는 것이었다. 우유부단하다는 말을 많이 듣던 나였는데, 그것은 나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과 믿음, 행동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주저하는 삶을 살아온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내가 하는 일에 자신감이 붙고, 평범한 삶 속에서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가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