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2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 사람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 사람 “선생님. 제가 여기 누워있다는 게 실감이 안 나요. 꿈이나 영화 속에 들어온 것 같아요. 그런데 천장이 좀 삭막하네요. 아 죄송해요. 아무 말이나 해보라고 하셔서...” “...” “아. 그런데 이제 뭘 얘기하죠?” “조금씩 어렸을 때로 가면서 얘기하고 있으니까, 이번엔 기억나는 것들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을 얘기해보세요.” “가장 오래된 기억이라면...” “보통 초등학교 입학 전의 기억을 한 두 개 정도는 가지고 있긴 해요. 기억이 나지 않으시면 그냥 어렸을 때 기억 아무거나 얘기하셔도 돼요.” “생각났어요. 나이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병아리를 사 와서 베란다에서 기르신 적이 있었어요. 가끔 가족들이 모일 때면 거실에 풀어둔 채 놀곤 했는..

가짜가 주는 씁쓸한 행복 (양산형 복제품이 주는 행복과 슬픔)

"저 아파트 진짜 오래됐나 보다. 페인트도 벗겨지고 녹물 흐른 자국도 많고... 다시 칠하기 버거워서 그냥 두는 걸까?" "그래 이 동네가 좀 낡긴 했지. 재개발될 거라는 이야기도 들리던데?" "난 이상하더라." "뭐가?" "외국에 보면 오래된 건물들이 고풍스럽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에 반해서 한국에서 근대화되면서 지은 건물들은 조금만 지나면 흉물스러워 진단 말이야." "한국에도 오래되고 아름다운 건물도 많이 있지 않나?" "응 맞아.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잘 정리가 안 되는데... 어째서 어떤 건물은 오래될수록 멋져지고, 어떤 건물은 흉물스러워 지냐는 거지." "정답은 아니겠지만 내가 생각했던 거 얘기해줄까?" "너도 그런 생각 해본 적 있었구나?" "꼭 그런 건 아닌데, 뭐 비슷한 맥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