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 2

지혜를 읽는 시간 (유디트 글뤼크, 책세상)

우연히 눈에 들어온 제목이었는데 기사를 읽었었나, 아무튼 보관함에 넣어 두었다가 구매하고 최근 읽기 시작한 책. '지혜'라는 보이지 않는 것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논문과 일반 해설서의 사이 쯤에 있는 비교적 쉽게 읽히면서도 아주 전문적인 경험이 담긴 책을 요즘 좋아한다. 나는 '지혜'를 '삶을 살아가면서 불쑥 발생하는 갖가지 돌발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처' 라든지, '남을 대하는 너그러운 태도' 등이 아닐까 막연하게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를 비롯한 공통된 연구자들의 이야기에 대한 정리를 통해서 그것은 지혜의 어느 작은 단면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물론 '지혜'라는 개념이 구체적인 형태와 작동 원리를 가진 것이 아니기 떄문에, 정의하기 나름이겠지만 그것을 깊이 연구한..

keep 2019.12.16

그 토끼들이 살던 세상

“뭐야? 선물이라도 사 온 거야? 웬 쇼핑백 사이즈가 크다?” “선물? 생각 못한 걸 받은 건 맞는데...” “이리 줘 봐…. 이 지저분한 담요는 뭐냐? 토끼? 두 마리나? 너 다시 토끼 키우기로 한 거야? 근데 얘들은 이미 다 큰 거 같네?” “아니야.” “아니라고? 얘들 다 큰 게 아니야?” “그게 아니라…. 내가 다시 키우는 게 아니라고. 전에 키우던 애들. 네가 봤던 토끼들이라고.” “뭐? 엄청 오래되지 않았어? 그러고 보니까 그동안 토끼 얘기가 전혀 없었네? 처음에 블로그에 사진도 올리고 그랬잖아? “그래. 나는 왜 처음에는 엄청 호들갑 떨다가 일을 망치는 걸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얘들은 누가 돌봐주고 있었는데?” “나 진짜 벌 받아야 돼. 그냥 우리 집 베란다에서 알아서 크고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