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2

나를 바보로 만드는 사람 인식하기

만나기 싫은 유형의 사람이 있다. 아직까지는 이런 유형의 사람이 내 주변에 아주 가끔 있다는 것을 ‘인식’만 겨우 한 상태라서 그 사람과 상황에 휘둘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나중에 내가 더 성숙해진다면 그 어떤 파도라도 부드럽게 품는 해변 같은 사람일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 정도에 미치지 못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을 살아왔고 살아갈 테지만, 유독 나의 마음을 괴롭힌 사람의 유형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막상 적으려니 까다롭긴 한데 굳이 정리한다면…. 「이 사람은 나에게 특정한 감정이나 생각을 느끼도록 지속적으로 행동(부추김)한다. 그런데 정작 쌓여온 감정(긍정, 부정)을 그 사람에게 털어놓았을 때 ‘내가 언제? 난 그런 적 없는데?’라고 반응한다. 잡아떼는 느낌 이상의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

할아버지를 추모하는 방법

며칠 전 외할아버지의 5주기 날이었다. 오랜만에 외할머니댁에 모인 가족들이 기독교식 추모 예배를 드리고 식사를 하게 되었다. 할머니께서 준비하신 여러 음식을 먹으며 문득 매년 똑같이 흘러가는 추모의 시간이 덧없게 느껴졌다. 모여서 형식적인 예배를 드린 후, 밥을 먹고 헤어지는 것이... 그래서 나는 한 마디 하게 됐다. “이따가 커피 마시면서 각자 할아버지와 있었던 추억 같은 걸 얘기해보면 어떨까요?” 처음엔 다들 안 해봤던 이야기 주제인지라 으잉? 하는 반응이었지만 이내 분위기는 ‘그렇게 한 번 해보지 뭐’로 바뀌며 뜻이 모아졌다. 커피가 준비되고 나는 임시 사회자가 되어 할머니께 첫 번째 발언 기회를 드렸다. 할머니께 할아버지와의 추억 하나를 얘기해주십사 했는데, 할머니는 각자 돌아가면서 기도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