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3

고물상도 가져가지 않는 냉장고

부모님께서 멀리 이사를 가시게 됐다. 그래서 집에서 나온 오래된 가구나 가전을 버리게 되었다. 특히 냉장고가 가장 큰 골칫거리였는데, 다행히 인터넷 검색을 해보시고 폐가전 수거가 있다며 신청을 하셨다. 문제는 신청 접수가 너무 많아서 지금 접수를 해도, 열흘 정도 지나야 가져갈 수 있다는 거였다. 일단 아버지는 접수를 하셨다. 동네가 구역별로 마치 땅따먹기를 하듯 재개발이 속속 되고 있는 곳이다. 언덕만 아니었지 달동네 같은 그런 곳이다. 주변에서 이렇게 전신주가 복잡하고 오래되어 하수구 냄새가 나며 낡고 월세가 싼 곳은 없을 것이다. 멀리 가면 또 이런 곳이 있겠지만. 그래도 동네에 이상한 사람, 좋은 이웃 다 함께 얽혀 살고 있는 사람 냄새 나는 곳이었다. 그런데 이 냉장고가 화근이었나? 이사 막바지..

‘부럽다’ 대신 ‘대단하다’로 고쳐 쓴 메시지

신학대학교 입학을 준비해오던 친구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그 친구는 경험 삼아 입학시험을 본 상태였고, 아무래도 종교적인 도전이다 보니 옛 친구 중에는 나에게만 내용을 미리 알렸던 터였다. 벌써 몇 주 전 이야기다. 당시 나는 그의 기도 부탁을 받았고, 그렇게 열심히는 아니었지만 가끔 기도를 하며 그의 이름과 내용을 되뇌었다. 시험 당일에는 ‘파이팅’을 포함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친구의 메시지를 보는 순간 결과가 나왔구나 싶었다. 메시지에 따르면, 시험 결과를 기다리던 도중에서야 놓치고 있던 다른 절차를 알게 됐다고 한다. 이미 접수가 마감됐기 때문에 다음에 다시 도전하게 됐다는 내용이 이어졌다. 어찌 됐든 이번 경험을 토대로 다음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응원해줘서 고맙노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