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2

액자와 떡볶이

A4사이즈의 서류를 걸어놓을 일이 생겨서 다이소에 잠깐 들렀다. 3천원 짜리 액자도 있었지만, 뭔가 무난한 모양을 찾아보니 2천원에 나무 무늬의 껍데기가 있는 액자가 있었다. 속은 비어있고 유리가 아닌 아크릴 필름같은 걸로 되어있어서 엄청 가볍다. 대개 다이소의 저렴한 물건들이 그렇듯 어느 정도의 흉내라고 해야할까? 멀리서 봤을 때 그럴듯한 모양새를 갖추는 것으로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겨우 2천원 밖에 안 하니까... 몇가지 문구류를 더 사고 집에 오는 길에 괜히 뭔가 출출해져서 편의점에 들렀다. 배고픔에는 진짜 배고픔과 가짜 배고픔이 있다고 하던데... 정말로 생존에 필요한 밥을 먹어야 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뭔가 입이 심심하다거나 특정한 음식이 먹고 싶은 경우는 대부분 가짜 배고픔이라고 한다. 나는 오..

선택과 아무말 2021.08.13

모르는 게 약

밤 늦게 편의점 문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서는데 뭔가 좀 이상한 냄새가 난다. 아주 진하게 나지는 않아서 그냥저냥 물건을 고르고 있는데 멀리서 직원분들 끼리 하는 얘기가 "야, 쥐 죽어있던 거랑 구더기 나온 거 사장님 나오면 꼭 얘기 드려""네." 그리고 나이 많은 남자는 사무실 쪽으로 들어가더니 쉭쉭하고 스프레이 같은 걸 연신 뿌려댄다. 상황 파악이 된 나는 그 두 사람이 방금 전 거사(?)를 치르느라 가게 전반에 옅게 퍼진 냄새를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계산을 하면서, 나이 어린 직원의 손은 쥐를 만졌을까 상상했다. 나이 어리다고 시켰을까? 나이 많은 분이 솔선수범(?) 했을까? 내가 고른 삼각 김밥이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친절한 직원이었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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