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일상 사이

이상형이 없어요

CP83 2017. 12. 20. 11:11

친구와 얘기하다보면 가끔 나오는 화제, '이상형'


문득 친구가 내 이상형에 대해서 물어보자, 나는 딱히 정리된 말이 없어서 우물쭈물 하고 만다.


'뭔가 말로 잘 정의하지 못하겠다.'


이상형이라고 정하는 것이야 외형적인 어떤 한 부분이나, 성격적인 어떤 한 부분을 정해놓는 것 정도일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이상형의 한 부분이 맘에 드는 사람일지라도 여러가지 그 사람의 분위기와 행동 등 많은 요소들이 매력에 포함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상형이라는 말 자체가 뭔가 맞지 않는것 같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개인차가 있는것일 뿐이다. 누군가는 어떤 한 포인트에 매력을 느껴서 그 사람에 대해 호기심을 느끼고 다가갈 수도 있는 것이니까.


나는 그냥 몇 번 겪어보다가 매력을 느끼면 그 사람 그대로의 색깔을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한 개그우먼이, 유튜브에 개인 채널을 만들고 열심히 영상을 업로드 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구독해 보면서 TV에서 느끼지 못한 매력을 느낀다.


친구와 얘기하다가 내 나름대로 이런 저런 연예인의 이름을 대며 그런 분위기의 사람이 좋다고 말했지만, 내 스스로도 설명이 잘 안되었고, 친구 역시도 잘 알아듣지 못했다. 그냥 나에게는 한 가지의 이상형이 있다기 보다는 사람 자체가 매력적으로 보이면 그게 내 이상형이 되는 듯 하다. 


가끔 이런식의 대화를 하다보면, 내 나름대로 준비된 대답을 바로 내놓지 못할 때, 나 스스로가 뭔가 바보 같고, 생각없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도 자존감이 영 낮은것 같기도 하고, 그런 대화를 이끄는 상대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에 어떤 유머 커뮤니티에서 일본 연예인이 생각하는 이상형(타입)에 대한 대화를 보고 생각을 다르게 하게 됐다. 




▼ '아라시의 이상형 토크'라는 제목으로 블로그에 올라온 영상인데, 1분 15초 쯤에 보면 연예인이 자신은 '이상형이 없어요'라고 말하며 이유를 말한다. (시무 님의 블로그 링크)

https://blog.naver.com/smj1995/220098628484





대화를 요약하자면, 자신은 이상형이 없다. 질문의 근본을 뒤집는 말이지만, 예전부터 기자들이 이상형에 대해 물으면 이렇게 대답했다. 자신은 예전에 이 사람도 좋아했고, 또 다른 사람도 좋아했는데 그걸 묶어서 어떤 타입이라고 분류할 수 없다. 그 당시에 좋아했던 사람은 그 사람 자체로 좋아했으니까. 어렸을 때 부터 조금씩 달라지기도 했고, 뭐 이런 내용이다.


원래 본것은 사진으로 캡쳐된 것이었는데, 다시 찾으려니 없어서 영상으로 첨부했다.

저 사람의 인터뷰를 보고, 억지로 이상형을 만들어두고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뭔가 내 스스로 좋아하는 분위기의 사람은 어렸을 때 부터 계속 바뀌었기도 하고, 딱히 꼬집어 말할 수 있는 이상형이라는 사람도 없다.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많아져 세세한 조건만 까다로워지는것 같은 요즘. 그냥 아무 생각없이 빠져들 수 있는 강한 매력의 사람이 이상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사람은 없지는 않을테고... 만나기 어렵다는게 문제겠지만.


아무튼, 이런 소소한 대화에서도 스스로 내 생각을 확실하게 말하지 못하는 내가 좀 한심스러울 때가 있다. 상대방이 물어보는 대답에 어떤 정답을 말하고 싶어하는 나 자신과, 실제로는 그런 생각과 조금 다른다고 말하고 싶어하는 나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느낌이다. 저 연예인의 처럼 질문에 대한 단순한 답 말고 내 안에 있던 여러가지 생각을 잘 정리해서 말 하고 싶다. 말 주변이 참 없다 나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