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2

억제기 없는, 나이 먹어가는 어느 날 문득

언젠가 부모님과 대화하다가 내가 무슨 말 실수를 하거나 무례하게 이야기하면 지적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언제부터였을까? 나이를 먹어가면서 세상은 나에게 더 익숙한 곳이 되어가고 있었다. 부모님의 세상은 빠르게 적응하기 어려운 새로운 기술로 세상이 바뀌어가고, 왠지 그것을 포함한 여러 가지 것들에 조금씩 자식에게 의지하게 되는 그런 형국이 되어간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그런게 아닐 수 있지만 나 자신이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부모님은 나를 혼내던 어린시절의 분과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네가 알아서 잘 컸다며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잘 들어주는 그런 어른들이 되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내 인생에 이제는 어떤 억제기. 브레이크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나를 지적해줄 일도..

세대교체를 본다

골목에서 한 남자를 봤다. 바퀴 달린 끌차에 낡은 통돌이 세탁기 한 대가 실려있다. 한쪽 팔로는 세탁기, 다른 팔로는 끌차 손잡이를 밀고 있었다. 전자제품 회사의 것으로 보이는 유니폼과 상황으로 보아 아마도 새 제품을 누군가 주문했고 헌 제품을 수거하는 모양이었다. ‘저 사람 참 어려 보이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나? 그냥 지나칠법한 일상에서 문득, 그 주인공이 어려 보인 다는 것을 두드러지게 느꼈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서 마주쳤던 택배 기사나 편의점 점장. 크고 작은 가게와 중소기업의 대표까지 나와 비슷한 나이거나 훨씬 어린 사람들로 바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 역시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제 가게를 하나둘 차려서 창업하거나 회사에서 진급하고 자리를 잡아가는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