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3

계곡의 흙냄새 (기다 씨의 상담 일지 #2)

♪ Family of the Year 'Hold Me Down' “계곡에 가면 나는 흙냄새요. 고운 흙은 아니고 작은 자갈과 낙엽이 삭아서 섞인 거예요. 맑은 계곡물에 씻기면서 깨끗하고 상쾌한 냄새가 나요.” “구체적이네요.” “제가 여행을 많이 안 다녀봐서 본 것도 아는 것도 별로 없지만,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향기를 꼽으라면 그 냄새예요.” “흙냄새가 좋기는 하지만 낙엽 썩은 냄새가 상쾌하다니 좀 의외네요?” “습기가 고여서 꿉꿉한 그런 게 아니에요. 제가 말한 장소는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니까 상쾌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표현하기 힘든데 아마 그 장소에 같이 가보시면 아실 거예요.” “제가 등산을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럴지도.” “흙냄새를 좋아하는 사람은 저 말고도 많지 않나요? 비 올 때 나..

부끄러움의 방문

‘띵 – 동’ “누구세요?” ‘철 – 컥’ “안녕하세요. 저는 ‘부끄러움’이라고 합니다.” “네? 뭐요?” “최근에 부끄러운 일 하신 적 있으시죠? 그것 때문에 방문했습니다.” “아니... 무슨 단체에서 오신 거 같은데, 뭐 촬영하세요?” “댁이 유명인이라도 되는 줄 아세요? 지금 장난하는 게 아닙니다.” “아니, 뜬금없이 부끄러운 일 했냐고 물으니 황당하잖아요? 아니다. 관심 없으니까 돌아가 주세요. 그럼...” “황당? 다른 얘기 해드릴까요? 혼자 잘 가지고 있었으면 좋았을 케케묵은 것들을 기어코 밖으로 가지고 나와서 애꿎은 사람들 얼굴에 뿌렸단 말입니다. 그게 더 황당하지 않나요? 누구냐고요? 당신이죠. 직접 경고해주러 온 저를 무시하고 들어가려 하시네요? 마주할 용기가 나질 않나요?” “아니 뭐 ..

동화 삽화 연습중...

얼마 전에 산 와콤 타블렛을 가지고 이것저것 연습하다가, 기존에 있던 마이크와 함께 만들 수 있는 컨텐츠는 없을까 고민해봤습니다. 짧은 고전 문학을 낭독하고, 거기에 들어갈 삽화를 연습겸 그려보면 어떨까? 해서 채널을 하나 만들게 되었는데요 ▲ 좀 옛날 스러운 이름을 생각하다가... '먼지쌓인책장'이라든지, '맨해턴헌책방'(?) 이라든지 여러가지 생각 끝에 뭔가 토속적이면서 어느 동네에나 있었을법한 이름의 '종다리헌책방'으로 짓게 되었습니다 ㅋㅋ 처음 영상으로 소파 방정환 선생님의 1925년 작 '귀먹은 집오리'를 낭독, 연출 해보았습니다. 타블렛으로 직접 그려가며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는 연달아 그림이 나오지만, 영상에선 천천히 흘러가서 조금 지루하실 수도 있어요 ㅎ 클립 스튜디오 페인트를 쓰는데, 아직..

드로잉-연습 2017.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