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든 TV프로그램이든, 한 줄의 기사나 캠페인이든 대중에게 전달되는 콘텐츠에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는 '보편성'이다.
보편성을 가진 콘텐츠는 대중의 빠른 이해와 공감을 도모할 수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미리 심어놓은 빛나는 아이디어가 제대로 대중의 머릿속에 박힐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과연 보편적인 감성을 잘 캐치 할 수 있는 사람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아니 의문이라기 보다는 많이 부족한 듯 하다.
어떤 상품(콘텐츠)의 기획 단계에 있어서 막연한 베일에 가려진 결과물과 그것의 흥행 여부는 그동안의 사회적 분위기와 유사 상품의 인기 등 여러가지 요소로 어물쩍 판단할 수 밖에 없다.
한국에 커피 전문점이 들어오기 전, 프랜차이즈 업체의 국내 도입에 대한 가치 평가에서 커피 전문점은 그다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지금 커피 전문점은 대박이고 포화 상태이다. 누군가 모험의 주사위를 던져 성공했고, 당시 가치 평가 집단은 실패했다.
우리가 미디어에서 접하는 사례는 먹이 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빛나는 성공이다. 처참하게 실패한 결과들이 수 많은 벽돌로서 피라미드의 기둥을 받치고 있다.
요즘 나에게 필요하며 고민 중인 '보편적 감성'은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 소비자가 받게 될 감동, 웃음 등을 어떤 지점에서 건드릴 것이냐는 점이다. 인생의 여러 순간은 모두 보편적으로 겪는 경험(예외는 잠시 접어두자)이다. 남의 이야기에서 그것을 발견함으로서 공감하고 자신을 재발견하는 감동과 재미를 유발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보편적 감성'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것 말이다. 천부적으로 타고난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됐다. 다양한 경험도 중요하겠지만, 결국은 많은 양의 '독서'가 그 답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독서는 남의 경험과 지식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그것이 쓰인 문법의 구성을 통해 다양한 연출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인기 있는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이 무엇에 반응하는지 알 수 있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결론 짓고 보니 나의 보편적 감성은 그야말로 범위가 좁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명작들 조차 접하지 못한 것들이 태반이다. 지식이 한참 부족하다.
한편으로는 이것이 나의 단점이자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삼국지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없지만,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따로 있다.(그렇게 믿고 싶다.) 내가 오히려 더 신경을 쓰고, 좁은 분야에서라도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야 할까? 이제 그 분야에 힘을 쏟을 때가 온 것 같다.
지금 시대는 인터넷 기반 플랫폼의 발달로 인해, 콘텐츠의 바다가 되었다. 그것은 얼핏 레드오션으로 보인다. 하지만 옛날 콘텐츠가 보편적 다수의 감성을 건드렸다면, 요즘의 추세는 소수의 충성도 높은 집단의 감성을 건드리며 소비되고 있다. 새로운 블루 오션이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자 합리화.
순수 예술가로 활동한다면 오히려 남의 시선에 신경을 꺼야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중 문화 시장의 한 구석에서 그야말로 밥을 벌어 먹고 살려면 그 '보편적 감성'이라는 것을 더 공부(경험)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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