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일상 사이

퐈이야

CP83 2018. 8. 16. 21:27

“네. 오늘은 ‘내가 생각해도 황당한 상상’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아까 마지막에 대답한다고 하셨죠? 어떻게 생각이 좀 나셨나요?”

“아... 네. 좀 전에 인애 씨가 선물 얘기 하셨잖아요? 그래서 저도 갑자기 생각이 하나 나긴 했는데요.”

“드디어 말문을 여시는군요? 모시기 어려웠던 만큼 토크 주제도 과연 궁금해지는데요?”

“사실 별건 아닌데요... 제가 예전에 친구 100일 잔치에 초대받아서 간 적이 있었는데”

“100일 잔치 선물 얘기군요?”

“맞아요. 선물을 아기 용품이 아니라 그 당시에 제가 좋아했던 인센스라고...”

“인센스가 뭐죠?”

“피우는 향의 일종인데... 동남아 같은데서 많이 맡아보셨을 거예요. 아로마 느낌 나는 피워두는 향. 우리나라에서는 절 냄새 난다고 안 좋아 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 왜... 효리네 민박 같


은데서. 아 방송 이름 말해도 되나요?”

“네 뭐 다 말씀하셔놓고. 하하하”

“연예인들이 피우는 모습 보면서 좀 유행된 그런 아이템이 있어요.”

“지금 CG로 나갔구요. 하하”

“아 네. 그 향들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것하고 대중적으로 괜찮을만한 걸 몇 개 골라서, 받침대 케이스까지 사서 묶어서 포장했거든요.”

“네, 센스있는 선물이네요. 아기용품이 아니었으니까 더 돋보였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상한 상상... 이라는 건?”

“그게... 제가 포장을 하면서 케이스가 저렴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판매자가 쪽지로 향 꽂는 구멍이 좀 크다고 했거든요. B급이라 이거죠. 그냥 보기엔 괜찮은데 동물 조각이 되어있는 나


무 소재로 된 케이스라 좀 약해보이기도 하고요.”

“음... 일단 끝까지 들어보죠.”

“근데 그걸 제가 선물했는데 사용하다가 향이 쓰러져서 불이 붙거나 하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이 드는거예요. 이걸 선물해도 되나?”

“선물 하면서 내 선물 때문에 불이 날 수도 있지 않을까?”

“제 나름대로 황당한 생각이었는데, 그 생각이 멈추질 않더라고요. 주는 날 까지... 주고 나서도 계속... 괜찮을까 싶기도 하고.”

“받으신 분께서는 뭐라고 얘기 없던가요?”

“너무 맘에 든다고. 친구 와이프가 평소에 관심 있었던 물건이었나봐요. 센스있다고 칭찬해줬죠.”

“그다지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데요, 누구나 쉽게 사용할 물건이고 다 큰 어른들이니 어느 정도 조심 할테고...”

“맞아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죠. 벌써 1년도 지났으니까... 그런데 제가 가끔 저희 집에 인센스를 피워두면서도 그 생각이 떠나질 않는 거예요.”

“흠... 이거 죄송하지만...”

“...네?”

“아, 오늘 토크 많이 기다려 주셨는데 이거 통편집 될 수도 있겠는데요? 하하하”

“아... 사실 제가 뭐 특별하게 쎈 경험을 한 적이 별로 없어서, 에피소드가 별 게 없네요.”

“죽어가는 토크도 살린다는 명의, 맹수 씨 생각은 어떠신가요?”

“... (생각중) 흐아아암... 네? 뭐라구요? 잘 못 들었는데끼니?”

“크하하. 다시 얘기하라는 건가요?”

“내 선물 받고 퐈이야~! 다 들었어!”





TV를 보다가 문득 내가 저 토크쇼에 나가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 본 적이 있었다. 요즘 말로 노잼. 상상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