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일상 사이

요리하는 작은 새

CP83 2019. 1. 24. 19:25

요리하는 작은 새




작은 새 한 마리가 요리를 시작했다.

작은 새는 감자 몇 덩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연거푸 들었다 놓는다.

 

수프는 끓어가고, 작은 새의 손에는 서툰 상처의 피가 멎었다.

방황하던 입술들은 식탁에 둘러앉아 혀가 맛을 느낄 새도 없이 음식을 꿀떡 삼키고 날아 가버렸다.

 

작은 새는 식탁에 놓인 빈 그릇을 보며 말했다.

 

고마워

 

신이 난 작은 새는 하늘에 날개를 바치는 대는 대신 요리 방법을 선물로 받았다.

작은 새의 날개 끝은 오그라들고 나는 방법을 잊었다.

작은 새의 이름뿐인 날개는 젖고 마르고 또 젖는다.

작은 새의 상처는 그늘진 주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작은 새는 계속 요리한다.

 

알고 지내던 바쁜 새가 찾아왔다.

 

요리로 돈을 벌어 봐

 

작은 새의 가슴은 방망이질을 멈추지 않았고,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았다

 

할 수 있을까?”

 

얼마 후, 작은 새는 3개의 식탁에 요리를 차려 놓았다.

첫 번째 식탁에는 감자 요리를

두 번째 식탁에는 바쁜 새가 알려준 요리를

세 번째 식탁에는 아끼던 빈 그릇을 올려두었다.

 

식탁을 바라보던 작은 새는 생각했다.

 

뛰던 심장만큼 거창한 일도 아니었어. 그저 요리일 뿐이잖아?“

 

작은 새는 요리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요리도 재밌었지만, 누군가 먹어줄 때 더 즐거웠다.

 

작은 새의 의지도

작은 새의 노래도

작은 새의 사랑도

모두 부엌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