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4

지혜를 읽는 시간 (유디트 글뤼크, 책세상)

우연히 눈에 들어온 제목이었는데 기사를 읽었었나, 아무튼 보관함에 넣어 두었다가 구매하고 최근 읽기 시작한 책. '지혜'라는 보이지 않는 것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논문과 일반 해설서의 사이 쯤에 있는 비교적 쉽게 읽히면서도 아주 전문적인 경험이 담긴 책을 요즘 좋아한다. 나는 '지혜'를 '삶을 살아가면서 불쑥 발생하는 갖가지 돌발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처' 라든지, '남을 대하는 너그러운 태도' 등이 아닐까 막연하게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를 비롯한 공통된 연구자들의 이야기에 대한 정리를 통해서 그것은 지혜의 어느 작은 단면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물론 '지혜'라는 개념이 구체적인 형태와 작동 원리를 가진 것이 아니기 떄문에, 정의하기 나름이겠지만 그것을 깊이 연구한..

keep 2019.12.16

[돈, 섹스, 권력] 리처드 포스터, 두란노

얼마 전 친구와 대화하던 중에 내가 이런 말을 했던 적이 있었다. 아마 우리가 돈이나 명예 같은 세속적인 것들에 대해서 초연해지는 혹은 그런 가르침을 다 받게 된 이후가 되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금전적인 것들을 많이 허락하실 것이라는 그런 얘기였다. 나는 돈(물질)이라는 것이 주는 악한 기운에 대해서 어떻게 멀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많았지만 맹목적인 절제라는 것 외의 방법 따위를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단지 지금의 나는 영적인 초심자로서 여러가지 방면에서 나를 하나님께서 교육시키는 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현재도 그렇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눈에 띈 기독교 서적이 있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그 책 제목은 '돈, 섹스, 권력(리처드 포스터, 두란노)' 이었다. 저자는 주는 행위가 물질의 구속을 ..

바실리 칸딘스키,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칸딘스키의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들. 이론으로 정확하게 만들어진 것들이 감동을 주지 못하는 이유.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작품들(흉내내기)이 감동을 주지 못하는 이유. 과거의 양식을 복제해서 만든 작품들이 감동을 주지 못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 내 나름대로 답과 힌트를 얻어가고 있다. 예술에 대한 그의 통찰이 시대를 뛰어 넘는다. 그는 예술을 이론화 하는데 있어서 깊은 통찰과 사유를 한 것 같다. 분석에 의한 논문 같은 느낌 보다는 경험과 관찰, 시행착오를 통한 깊은 사유의 기록 같은 책이다. 그러면서 그는 예술은 이론이 앞서고 실제가 뒤따른다는 일은 결코 없다고 말한다. 여러가지 인상깊고 어려운 구절들이 많이 있으나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서 간략히 발췌해 적어놓는다.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

내 주변에는 없다. 세상 어딘가에는 있다. (관심사에 대해 깊이 나눌 대화 상대)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 어떤 자연스러운 사실들이 있다. 흔히 공감대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이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어떤 출연자가 무대 위를 돌아다니고 있다 해보자. A그룹에 갔더니 맛있는 △△에 대한 열띤 대화를 하고 있다. 따분함을 느끼고 B그룹으로 이동하자 멋있는 □□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C그룹에 갔더니 특정 ○○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있다. 주인공은 계속 A, B, C 그룹을 돌아다니며 대화에 껴보지만 실은 별로 중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방황한다. 적다 보니 따분한 구성의 무대인 것 같다. 공개 코미디 무대로 비유한 이유는 각각의 개인이 겪었을 비슷하지만 다른 경험을 익숙한 포맷으로 표현해보고, 공감할 수 있도록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위의 예시를 ..